건강

심해 갑오징어 낚시 시즌은 언제인가요?

mdss070 2025. 4. 24. 12:40

심해 갑오징어 낚시 시즌은 언제인가요?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이 다가올 무렵, 바다 위를 스치는 바람이 달라집니다. 잔잔했던 수면에 이따금 철썩이는 기운이 번지고, 해질녘 포구엔 묵직한 쿡, 쿡 끌어당기는 손맛을 기다리는 낚싯꾼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이맘때가 되면 갑오징어 낚시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연안 갑오징어가 아니라, 깊고 어두운 바다 밑을 터전 삼는 ‘심해 갑오징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보다 묵직하고, 보다 조심스러운 손길이 필요한 이 갑오징어는 어종 자체의 서식 특성에 따라 시즌도, 방식도 다르며, 단순한 낚시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오늘은 심해 갑오징어의 낚시 시즌이 왜 특정 시기에 집중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계절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문화적 감정과 기대를 함께 엮어 깊이 있게 살펴보려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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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 심해 갑오징어는 언제 모습을 드러낼까? 

심해 갑오징어는 보통 봄에서 여름 사이, 특히 5월 중순부터 7월 초순까지 수온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할 무렵에 가장 활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연안형 갑오징어가 수심 10~30m 내외의 모래층을 선호하는 반면, 심해형은 수심 50~100m 전후의 어두운 해저 평야에 서식하며, 조류가 적당히 흐르는 바닥 지형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서해나 남해 남단의 일부 해역, 특히 전남 고흥과 여수 앞바다, 제주 남부 해역 등은 심해 갑오징어의 주요 포인트로 손꼽히며, 이 지역의 어민들과 낚시인들은 이 시기를 ‘갑오징어 철’이라 부르며 기다립니다. 수온이 18~22도 사이에 머무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포획량이 늘어나며, 해무가 자주 끼는 이른 아침과 해가 막 진 직후가 포인트 시간으로 꼽힙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갑오징어는 깊은 바다로 다시 숨어들기 때문에, 짧지만 강렬한 시즌이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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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 낚시 방식은 수심과 환경에 맞춰야 한다 

심해 갑오징어 낚시는 연안 낚시와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외줄낚시 방식이 아닌 타이라바나 메탈지그 같은 무게감 있는 루어낚시 방식이 선호되며, 이마저도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수심이 깊은 탓에 미끼가 바닥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조류를 이겨내야 하므로 무게가 80~120g 이상 되는 루어를 사용해야 하며, 갑오징어 특유의 예민한 입질을 감지할 수 있도록 감도 높은 라인과 빠른 액션의 로드 세팅이 필수적입니다. 또 심해에선 일반 갑오징어보다 더 단단하고 거친 바닥지형을 배경으로 하기에, 수중 장애물 회피 능력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입질의 무게감을 판단하고, 타이밍에 맞춰 채는 섬세함입니다. 한 번 낚이면 무게감은 크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는 강한 흡착력을 가진 이 오징어는 낚싯꾼들의 집중력과 경험을 동시에 시험합니다. 그래서인지 심해 갑오징어 낚시는 '손맛도 낚지만, 자존심도 건지는 낚시’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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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 바다를 향한 기다림, 지역의 문화로 이어지다 

이 짧고도 짙은 시즌은 단순한 낚시활동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전남 여수, 완도, 고흥 일대에서는 심해 갑오징어 낚시가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지며, 포구 주변에는 갑오징어만 전문으로 다루는 횟집, 튀김집, 젓갈 전문점이 시즌과 함께 문을 활짝 엽니다. 이 지역에서는 갑오징어를 잡은 날, 그 자리에서 손질해 바로 무쳐먹거나 숯불 위에 구워내는 전통 방식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으며, 가족 단위로 배를 빌려 한나절 낚시를 나가고 돌아오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장이 “올해 첫 갑오징어 맛봤어?”일 정도로, 갑오징어는 한 해의 시작을 확인하는 미식의 기준점처럼 여겨지며, 같은 지역이라도 시즌에 따라 맛의 차이를 비교하는 일도 흔한 풍경입니다. 이렇듯 갑오징어는 낚시라는 취미를 넘어 계절과 생활의 리듬을 맞추는 하나의 문화 코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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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 잠깐, 이런 이야기 아시나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자연의 변화를 낚시와 식탁을 통해 예측하고 기록했습니다. 《동국여지승람》이나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는 특정 해역의 어종 이동 시기를 계절의 전환점으로 삼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갑오징어가 올라오면 삼복 더위도 금방이네’라는 속담이 생겨날 정도로 갑오징어 낚시와 계절의 연결이 깊었습니다. 또한 경상남도 통영 일대에서는 갑오징어를 잡는 첫 배가 들어오는 날을 ‘초갑일(初甲日)’이라 불렀고, 이날 잡힌 갑오징어는 마을 어르신께 먼저 올리며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작은 의례가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어획 활동이 아닌, 자연의 순환과 공동체의 안전을 기원하는 문화적 행위로서의 낚시였으며, 오늘날 갑오징어 시즌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속에도 그 전통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심해 갑오징어 낚시는 그저 큰 오징어 한 마리를 낚기 위한 행위가 아닙니다. 한 해 중 단 몇 주, 짧게 열리는 바다의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일이며, 어쩌면 자연의 리듬에 귀를 기울이고 손끝으로 계절을 낚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선상 위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묵직한 입질이 올라오는 순간, 바다와 연결된 듯한 그 떨림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만족감을 줍니다. 지금 이 계절, 어느 바다에선 누군가 또 심해로 닻을 내리고 있을 겁니다. 그 손끝에서 묵직하게 올라올 ‘갑’ 같은 하루를 기다리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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